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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김치/심영순 비건김치] 젓갈없이 담근 김치의 깔끔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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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건페스타에 참석했다. 흐뭇하게도 작년보다 규모가 더 커졌고 단독으로 진행되는 모양새였다(작년에는 다른 행사에 꼽사리 낀 느낌이어서 말도 못 하게 안타까웠는데). 행사는 7월 첫째 주 주말 3일 동안 진행되었다. 요즘 주말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터라 사전 신청을 해놓고도 가기가 망설여졌다. '그래, 비건 행사도 좋지만 일을 나가야겠지... '하고 포기하고 있던 차에 이번 주 토요일은 안 나와도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역시 갈 운명이었어, 하고. 마침 비건인 동생이(우리 자매는 비건이다) 비건 카페에 가서 초대권을 한 장 들고 와서 그걸 들고 행사장을 찾았다. 초대권이 있으니 입장이 간편했던 것 같다.

 

 

 

 

비건 김치는 부스가 두 개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중 한 군데였다. <심영순 비건김치>에서 시식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비건 맛김치와 비건 섞박지 두 종류였는데 둘 다 맛있었지만 특히 맛김치가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내 인생 첫 채식김치는 회기역 인근에 있는 '초록뜰' 식당에서 맛본 김치였는데 처음 젓갈이나 액젓이 안 들어간 김치를 맛보았을 때 얼마나 낯설고 허전했는지 모른다. 그리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 맛이었음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런데 처음 딱 그때뿐이었다. 그 이후로는 초록뜰 김치는 주시는 대로 다 비우고 온다. 젓갈 안 들어간 김치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심영순 비건 김치는 식감이 아삭하고 산뜻하면서 뒷맛이 더할 나위 없이 깔끔했다. 자극적인 맛이 전혀 없으면서 텁텁하다든지 찝찌름한 뒷맛 같은 게 조금도 없었다. 

 

 

 

 

마침 세일 행사 중이어서 13,000원에 맛김치 두 개를 구매했다. 섞박지도 맛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조금 더 익었으면 하는 느낌이어서 다음 기회에. 

 

 

 

 

처음 받을 때는 '포장이 좀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었는데 내가 이 김치를 가방에 넣은 채 한 반나절은 더 돌아다니더라(...) 이렇게 포장을 안해주셨으면 맛이 살짝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다 이유 있는 포장이었구나.

 

나는 TV를 안봐서 몰랐는데 동생이 이 분 '한식대첩'에 나왔던 분이라고 재벌가 며느리들 신부 수업해주시는 유명한 분이라고 했다. 찾아보니 약력이 어마어마했다. 나야 평생 신부수업받을 일 없겠지만 교양수업 면에서 호기심이 없지는 않은 편이라 더 흥미로웠다. 이런 대가께서 비건 김치를 출시하다니 동생은 신기하다고 했다. 우리 나라에 워낙 비건 대상제품이 드물다보니 나 역시도 반가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분표를 보면 정말 이게 가공식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엄청 단순하다. 동물성 성분은 당연히 없을 뿐더러 정체모를 화학첨가물 같은 것이 일체 들어있지 않다. 그냥 우리말로 된 채소 이름들, 역시 사람은 이런 걸 먹고살아야지. 내 남을 인생에서 직접 김치 담그는 법은 배울지 어떨지도 모르는데 이 정도 성분 구성이라면 평생 사 먹어도 되지 않을까? (내가 김치 담그면 의도치 않게 고양이 털이 첨가될 것만 같은 같은 망상이 든다. 고양이 털 is everywhere)

 

 

 

 

뚜껑을 까보면 김치들이 먹기 좋은 크기도 들어있어서 굳이 가위질이 필요 없다. 거두절미하고 젓가락부터 들이밀면 된다. 처음엔 접시에 덜어먹으려 했지만 양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동생하고 같이 라면 끓여먹으면서 3분의 2를 먹어치웠다. 한 통이면 2-3주는 먹겠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잘못짚었어. 내가 내 양을 몰랐지. 아삭아삭하니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다른 거 필요없이 김치에 밥만 먹어도 맛있다. 비건김치+유기농현미밥의 귤 조합...♡ 아쉬운 점은 양이랑 가격뿐이다. 두 통 다 먹고 더 시켜먹으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내가 산 제품과 같은 제품도 안 보이고 아직 주문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어쨌든 앞으로 계속 사 먹을 의향 100%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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