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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노동자가 에비앙을 마시는 이유

일상

by 인간케일 2019.07.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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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출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에비앙 한 병을 샀다. 처음부터 에비앙을 집어 든 것은 아니었다. 평상시에 무난하게 즐겨 마시는 (심지어 카카오프렌즈 썸머패키지로 출시된) 삼다수를 꺼내 들었다가 잠깐의 고민을 거쳐 에비앙으로 바꿔 든 것이다. 가격은 거의 두배 차이가 난다. 에비앙이 특히 맛이 좋은 생수여서는 아니다. 생수 맛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에비앙 맛은 알아낼 수 있을 만큼 바위맛 내지는 광물맛(?)이 난다. 그럼에도 내가 에비앙을 고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오 년 전에 다녀온 프랑스 여행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나는 프랑코필francophile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해 많은 애정을 품고 있는데 여러 사정상 여행을 못 가고 있으니 파리 자판기에서 뽑아먹던 에비앙이라도 마시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다름 아닌 내 '사주' 때문이다. 재작년쯤에 유명한 곳에서 사주를 봤는데 내가 물을 귀하게 쓰는 사주라서 물을 자주 마시되 아무 거나 마시지 말고 기왕이면 비싼 물을 마시라는 조언을 들었다. 사주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나 자신에게 의식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고있다는 용기를 주려는 것. 사실 따지고 보면 매년 제사를 지내는 행위도 조상신의 존재 여부를 믿고 의지하기 때문이라기보단 살아있는 후손들이 오랜만에 모여 안락하고 평안한 생활을 기원하는 데 의미가 있듯이 사주풀이에 대한 믿음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몇 백 원 더 준다고 해서 재정적으로 크게 문제되는 것도 아니고 화장품이나 옷도 잘 안 사 입는 내가 무의식을 다지기 위해 이 정도 사치는 부려도 될 것 같았다. 오늘 카페 인기글을 뒤적이다가 성공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혼잣말을 많이 한다는 특징이 있다는 글을 보았다. 그만큼 자기 암시가 큰 힘을 발휘한다는 의미였다. 뭐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말마따나 언젠가 광명이 찾아오겠지. 올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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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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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3 08:54 신고
    에비앙을 사시는군요ㅎㅎ
    저는 평소에 물 사먹는게 아깝다고 생각하기에
    사더래도 다른걸 사는데ㅠㅠ

    저는 프랑스에 대한 추억이 없기에,,,
    프랑스 갔다오면 저도 요걸 사먹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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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4 00:19 신고
      에비앙도 마시고 스벅에서 파는 피지워터도 자주 마셔요. 저도 물 사먹느니 음료를 사먹었는데 맹물이 건강에 좋다고도 하고 비싼 걸 사면 아까워서라도 다 마시게 되니 사게 되는 것 같아요. 프랑스에는 가장 흔한 물이 에비앙이어서 여행가시면 손쉽게 접하실텐데 맛이 워낙 독특해서 좋아하실지 어떨지 궁금하네요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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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3 10:08 신고
    저도 향수병 그맘 알것 같습니다.ㅠㅠ
    발리 갔다왔을 때 노니비누 잔뜩 사서 쓰고있는것처럼요 ㅋㅋ
    프랑스 여행가고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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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4 00:20 신고
      오오 발리에서 노니 비누를 파는군요! 가게되면 꼭 사서 써볼게요 XD 저도 방콕 여행 다녀와서 방마다 망고비누를 걸어뒀는데 향 맡을 때마다 여행가고 싶어 죽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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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3 12:33 신고
    흐 저도 영국이나 영국에서의 추억들을 생각나게 하는 아이템을 마주하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더라고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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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4 00:33 신고
      그쵸그쵸ㅠㅠ 주머니에 여유 있으면 사들고 오거나 아쉬운대로 사진이라도 찍어두거나 하는 것 같아요. 또 가서 지내게 될 날이 올 거예요!(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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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22 21:18 신고
    남자친구들과는 물을 사먹어도 " 야 싼거사~ 하고 편의점 PB물 사먹는데"
    여사친들에게는 일부러 에비앙 혹은 미네랄워터를 사요ㅎㅎ 그러면 한마디씩
    하는게 "야.. 너 왜이렇게 비싼걸사??" 라고 말하지만 싫어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제 마음이 그런가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