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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채식주의자에게 선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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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트나 편의점, 올리브영 같은 편집샵에도 비건 제품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본다. 우연히 만난 비건 신상은 밀어주고 싶기도 하고 호기심+응원하는 마음으로 구입하게 되는데, 가격을 보면 '비건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것이 틀림없다. 생산 공정이 남다르겠거니 짐작되지만, 그래도 너무 비싸다. 이러다 사람들이 비싸서 구매를 안 하게 되고, 그러다 겨우 빛을 본 비건 제품들이 하나 둘 사라져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실제로 많은 비건 신상들이 반짝하고 사라졌다......). 비건 신상을 발견할 때면 늘 이런 마음이 된다. '제발! 이번에는 채식 안하는 사람들도 많이 사줘서 오래갔으면 좋겠다' 하고.

 


애타는 채식주의자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그들에게 선물하기란 어렵지 않다. 비건 마크가 붙은 간식이나 화장품은 그 자체로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선물과 같은 걸로 하나 더 구입해서 '너 주려고 샀는데 (논비건인) 나도 써보고 싶어져서 같은 걸로 하나 더 샀어'하고 관심을 보이면 당신의 채식주의자 친구 눈에서는 하트가 팡팡파라바라팡팡팡 솟아나올 것이다. 그 친구는 (이번 소비로 목숨을 건졌을) 동물 한 마리의 생명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없이 귀한 선물이다.

 


가격이 아니라 성의가 중요하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한 무엇을 ✌싫어하는지✌ 정확히 알고 신경써주는 것이 진짜 성의다. 이들에게 값비싼 동물 가죽으로 만든 명품백, 가죽 재킷, 구두만큼 최악의 선물은 없다. 아니, 이런 것들은 선물이라기보단 차라리 모욕에 가깝다. 채식 유형, 내공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채식하는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면 이런 종류의 선물은 피해야 한다. 비건들은 이런 물건을 곁에 두기조차 힘겨워한다. 설령 받게 되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최선의 방법으로 처분할 것이다.

비건들은 소비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 생산 과정에서 누구를, 무엇을 착취하는지 날카롭게 뒤쫓는다. 소? 닭? 돼지? 제3세계 노동자? 나무? 토양? 물? 무언가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생산해내려면 필연적으로 자연의 일부를 착취하게 된다.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착취해왔기 때문에 풍부했던 자원은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소비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는 많은 비건들이 중고 제품을 애용하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내가 채식주의자가 되어보니 주변 지인들이 나에게 무언가 주기를 굉장히 어려워하고 고민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딱 하루만 채식주의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돌아보면 의외로 선물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어쩌면 물건이 아닌 경험을 선물하는 편이 더 멋진 방법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비건 친구의 이름으로 유기견 단체에 기부 한다든지, 비건 행사장(비건페스티벌, 비건페스타, 비건캠프 등)에 같이 가서 직접 둘러보고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결론: 딱 하루만 비건이 되어보자. 당신 자체로 선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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