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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할부해서라도 건조기 무조건 사야하는 이유(=집안일 아웃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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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사님들의 흠잡을 데없는 깔끔한 설치


이 글은 내 돈 주고 건조기를 구입해서 직접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후기이다.

 

 

올해 드럼세탁기와 함께 건조기를 장만했다. 원래 건조기에 관심도 없었고 드럼세탁기에 건조기능이 탑재돼있는데 왜 건조기가 별도로 필요한지 이해가 안 됐다. 직장 동료들이 하도 건조기 찬양을 하길래 건조기가 좋긴 한가보다 하고 약간 관심이 생기는 정도. 먼지 필터에 먼지가 한 움큼씩 나오더라는 말에서 당시 기본 기능에 충실한 통돌이 세탁기를 쓰고 있던 나로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옷에 붙은 털을 떼느라 돌돌이(테이프클리너)는 필수품이다. 특히 나는 검정색 옷을 좋아하고 즐겨 입는데 같은 색 옷끼리 모아서 빨아도 고양이 털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돌돌이로 옷 안팎을 뒤집고 헤집어가며 털을 떼냈다. 돌돌이로는 옷에 붙은 털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았다. 주말에 몇 시간씩 들여서 옷을 손질해야 했다. 정말 뻥 안 치고 몇 시간이 걸렸다. 나는 혼자 살면서 내 옷만 관리하면 됐는데도 만만찮았다. 옷 손질을 못해두면 바쁜 아침을 맞았을 때 고양이 털이 그나마 안 붙은 옷 or 입던 옷을 한번 더 입는 쪽을 택했다. 옷이 많아도 입을 옷이 없는 상황이 자주 있었다. 입고 나갔을 때 옷 안에 벌레 기어 다니는 것 같이 간지러울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재빨리 가까운 화장실에 들어가서 옷 안으로 손을 쑥 집어넣고 고양이 털이든 머리카락이든 끄집어내곤 했다(한 번에 끄집어냈을 때의 쾌감이란...!!!).

 

 

옷뿐만 아니라 이불, 수건 등도 마찬가지였다. 자려고 누울 때 먼지가 풀썩 일어나는 것이 눈에 보여도 미세먼지보단 나으니까 코털이 걸러주겠지(??!!!) 하고 내버려 뒀고 세수하고 샤워하고 남은 물기를 닦으면 그다음 할 일은 피부에 붙은 고양이 털을 떼어내는 일이었다. 수년 동안 나에게는 이게 일상이고 무의식에 자리 잡은 루틴이었다. 그런데 건조기를 쓰고 난 뒤부터 이 모든 과정이 필요 없어졌다...!!!!!!!! 건조기를 사자마자 집안에 있는 모든 천 쪼가리, 이불, 커튼, 수건, 옷, 인형, 매트 등을 차례로 세탁했다. 먼지 필터를 열어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약혐 주의※※

너무 감동스러워서 필터 열때마다 사진찍음..;;


집안에는 항상 먼지가 그득그득하고 환기를 시켜도 그때 뿐이었는데 건조기를 쓰고부터는 집안 전체에 먼지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집안의 먼지가 빨래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 무엇보다 즐겨 입는 블랙 컬러의 옷을 돌돌이 없이 바로 입게 됐다는 것이 내 일상에서 일어난 가장 커다란 변화이다. 특히 원룸에 사는 자취생들에게 건조기는 (공간만 허락된다면) 꼭 있어야 할 필수품이라고 생각한다. 원룸은 좁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해야 하는데 구조, 보안 등의 문제로 창문을 통한 환기가 수월하지 않은 경우가 적잖이 있다.

 

 

밖에 초미세먼지가 심하기라도 하면 차악으로 덜미세(?)먼지를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건조기가 있으면 크고 두꺼운 극세사 이불을 빨아도 먼지 제거는 물론 뽀송뽀송하게 마른 이불을 꺼내 바로 덮고 잘 수 있음은 물론 좁은 방에 빨래건조대를 펼칠 필요가 없어지니까 공간 활용에도 도움이 된다. 내 경우에도 건조기를 사고 난 뒤 빨래건조대를 펼쳐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참고로 건조기를 직렬 설치하면 공간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돌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세가 많이 드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코인 세탁소에서 한두 번 돌릴 돈으로 한 달 내내 돌릴 수 있다. 건조기를 써보기 전까지는 옷이 줄어든다는 후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이불이나 수건은 아무리 돌려도 안 줄어드니 상관없고 아끼는 옷은 '송풍'으로 건조시키니까 줄어든 적은 아직 없다. 대신 송풍으로 완벽하게 건조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건조시간 단축+먼지 제거 용도로 쓴다. 건조기로 건조할 경우 자연 건조에 비해 옷의 수명이 짧아질 수는 있다. 얇고 신축성이 좋은 옷일수록 보풀 비슷한 게 많이 생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좋은 옷일수록 단독 혹은 소량으로 돌리면 된다.

 

 

만약 건조기를 말지말지 고민 중이라면 나는 지금 당. 장. 구입하는 쪽을 추천한다. 나도 건조기 후기를 찾아보면서 '나의 자취 인생은 건조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건조기를 사고 나서 삶의 질이 수직 상승했다'라고 표현하는 걸 봤는데 이건 내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내 경우 드럼세탁기+건조기를 카드 할부로 120만 원 정도에 구입했지만 전혀, 조금도 아깝지가 않다(대신 꼭 무이자 할부). 이 돈을 들여서 나는 집안일할 시간을 대폭 줄이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먼지가 그득그득한 집에서 자고 일어나면 콧속이 심하게 근질거렸는데 지금은 맘 편히 숨 쉬고 살고 있다. 드럼 세탁기는 또 어찌나 잘 되는지 통돌이로 세탁할 때는 속옷의 경우에는 한번 더 손빨래 해야했는데 지금은 한 번의 세탁으로 신기할 정도로 깨끗하게 나온다. 또 통돌이에 비해 물이나 세제가 확실히 적게 들어가서 경제적이다.

 

 

나는 가능하면 집안일은 가전에 아웃소싱 하고 그 시간에 공부나 더 중요한 일에 할애하고자 한다(다음 구매 예정 품목은 로봇청소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가능한 한 최대로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나 로봇에 맡기는 것은 가장 쉬운 레버리지 방법 중 하나이므로 꼭 활용했으면 좋겠다. 빚을 내서 물건을 산다고 해서 모두 다 사치가 아니고 어떤 소비는 훌륭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10년 자취 인생의 한줄기 빛... 내 작은 자취방 보물 1호 삼성 드럼세탁기 건조기, 많이 애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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