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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구몬 학습지] 30대 직장인 '구몬 수학' 시작한 후기(+단계,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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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학을 정말이지, 심각하게, 못했던 수포자였다.

고등학교 때 수학 시험에서 8점 맞은 적도 있었다(한 번호로 줄 세운다는 게 하필 ⑤번을 찍어서...)

고등학교 3년 동안 유일하게 받은 사교육이 수학 학원이었고 그마저도 한 달 다닌 게 전부였다.

학원에 다니면 성적은 확실히 올랐지만 수학 문제를 풀고 있으면 왜인지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

다른 과목은 안 그랬는데 유독 수학만 그랬다. 문제를 풀면서 숨이 가빠지고 눈물이 막 났던 기억이 난다.

왜 그랬을까 돌이켜보면 반복에 대한 인내와 집요함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

기초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갈 수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완벽하고자 하면 할수록 제자리에서 맴돌 수밖에 없었고 난 그걸 몰랐기에 헤매고 또 헤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턴 본격적으로 수학과 관계없는 인생을 살았다.

한편으론 속이 편해졌지만 수학에 대한 콤플렉스와 열등감은 늘 따라다녔다.

프랑스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전 남친은 내가 손가락으로 수를 헤아리는 것을 보고 숫자에 약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아주 간단한 암산도 기피했고 어쩌다 암산을 하게 되더라도 결과를 믿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셈을 계산기에만 의존했다.

그래도 일상적으로는 산수 이상의 수학 실력이 필요한 경우가 드물었기에

수학이라는 과목이 인생에서 별 필요가 없었네, 라는 생각을 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일취월장>이라는 책을 통해 공학적 사고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실제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통계적 사고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답은 계산기로 구하더라도 식은 내 머리로 세울 수 있어야 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학적 사고 능력을 키워두어야 할 것 같다는 위기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수학은 내 인생의 컴플렉스였기에 한 번쯤은 극복해보고 싶었다.

 

궁금하지 않은가,

수학을 못해서 싫어한 건지, 아님 싫어해서 못한 건지.

나는 문과, 예체능생으로 '태어난' 것인지, 한국의 교육제도 안에서 '길러진' 것인지.

근본적으로 문이과 구분이 왜 필요하고, 그런 구분이 적절한 건지도.

 

나는(←intp) 성향상 수학 같은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과목이랑 잘 맞을 법도 했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도대체 그놈의 미분은 뭐고 적분은 뭘까. 할 줄 알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게 도대체 뭔지 알고 싶었다.

얄팍하게라도 발을 담그고 이해해보고 싶었다.

시험과 진학이라는 압박이 없어지니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만으로 수학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서점에서 문제집을 사다 풀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시작해야할지 감이 안 잡혔다.

레벨 테스트가 필요했다. 왠지 사다놓고 안 풀 것 같기도 해서 약간의 강제성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습지를 해볼까라는 생각은 진작 했지만, 학생 때도 학습지는 늘 밀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돈만 날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부담없이 빨리 시작하기에는 학습지가 최선이라는 결론이었다.

월 3만 5천원이면 큰 부담 없는 금액이기도 하고,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시작하는 것이기에 마음가짐도 달랐다.

구글에서 구몬 사이트를 검색해서 바로 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카톡을 통해 담당 선생님과의 연결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방문학습 과목
셀프 학습 과목

 

구몬 수학은 셀프학습이 아닌 방문학습으로 분류되어 있었다(성인들이 주로 하는 외국어 과목은 셀프 학습이다).

나는 학습지만 보내달라고 할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우리 지역 담당 선생님과 카톡을 주고받다 보니 어쩌다 방문학습으로 진행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럽게 되었다.

직장인인 내 스케줄에 맞춰서 평일 저녁이나 주말 방문수업이 가능했고 수업 시간도 10~20분 정도로 짧다.

선생님이 집에 주기적으로 방문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큰 학습 동기가 되는 것 같다.

선생님이 숙제를 다 해놓은 학생을 예뻐해(?)주시기 때문에 예쁨받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밀린 숙제를 다 해놓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피땀흘려 번 돈으로 공부해서인지 학생 때보다 확실히 더 열과 성을 다해 공부하는 느낌이다. 

 

<구몬 수학 단계>

6A: 숫자 세기, 숫자 읽기 - 10까지의 개수를 세고, 숫자를 읽는다.
5A: 숫자 표와 숫자 읽기, 수 배열 등으로 수정 - 50까지의 숫자표와 숫자를 읽는다.
50까지의 수의 배열을 이해한다.
4A: 10까지의 덧쓰기, 10~30까지의 연습 등 - 50까지의 수를 세고, 쓴다. 100까지의 숫자 표를 읽을 수 있다.
3A: 120까지의 수, 더하기 1~3(21+3까지) - 120까지의 수를 익히고, 더하기 1에서 더하기 3까지 한다.
2A: 더하기 4~10(15+10까지) - 더하기 4에서 더하기 10까지의 학습으로 암산력을 기른다.
A: 덧셈(더해서 28까지), 뺄셈(20 빼기까지) - 덧셈과 뺄셈의 학습으로 순간적으로 답을 낼 수 있는 암산력을 기른다.
B: 덧셈, 뺄셈(큰 수) - 덧셈과 뺄셈의 세로 셈(필산) 능력을 기른다.
C: 곱셈구구, 나눗셈의 기초, 간단한 곱셈·나눗셈 - 곱셈과 나눗셈의 기초 계산력을 기른다.
D: 곱셈, 나눗셈, 분수, 약분 - 곱셈과 나눗셈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분수에 익숙해진다.
E: 분수(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소수 - 사칙 계산과 약분 능력으로 분수의 계산 능력을 기른다.
F: 분수의 사칙 혼합 계산, χ의 값, 문장제 - 사칙 혼합 계산 능력을 기른다.
G: 양수와 음수, 식의 계산 - 양수와 음수의 계산, 문자식의 계산을 통해 방정식을 풀어내는 힘을 기른다.
H: 일차방정식, 일차함수, 부등식 - 연립방정식을 쉽게 풀어 내는 능력을 기르고, 함수의 그래프에 익숙해진다.
I: 인수분해, 제곱근, 이차방정식 등 - 인수분해, 이차방정식, 이차함수 등의 학습으로 고등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른다.
J: 인수분해, 이차방정식, 고차방정식 - 인수분해, 이차방정식, 고차방정식 등의 대수 계산력을 확실하게 기른다.
K: 부등식, 분수 함수, 무리함수, 지수함수 - 이차함수, 분수함수, 무리함수, 지수함수 등의 그래프를 익히고, 최댓값·최솟값 등을 학습한다.
L: 로그함수, 미분, 적분 - 로그함수의 그래프와 특징을 파악하고, 미분과 적분의 기초 계산력을 기른다
M: 삼각함수, 도형의 방정식 - 삼각함수의 공식을 학습하여 계산력을 키우고, 직선과 원의 방정식을 학습한다.
N: 자취, 수열, 극한, 미분 - 자취의 방정식을 구하고, 여러 가지 수열 및 함수의 극한과 미분을 학습한다.
O: 미분, 미분의 응용 - 미분법을 익히고, 도함수와 방정식·부등식의 응용을 학습한다.
ST: 미분, 미분의 응용 - 미분법을 익히고, 도함수와 방정식·부등식의 응용을 학습한다.
SV: 사인 법칙과 코사인법칙, 삼각형에의 응용 - 사인법칙과 코사인 법칙을 익히고 삼각형의 넓이와 성질에 대해 학습한다.
SM: 행렬, 함수, 일차변환 - 행렬의 기초와 계산 문제를 익히고 일차변환에 대해 학습한다.
SP: 경우의 수, 순열, 순열과 조합, 이항정리 등 - 순열과 조합, 이항 정리를 학습하고 확률의 학습 능력을 향상한다.

 

 

요즘 부쩍 책상 위에서 지우개 가루를 털어낼 일이 많아졌다. 

 

 

나는 레벨테스트에서 나눗셈을 대부분 까먹은 것으로 확인되어 F 단계를 진행 중이다.

나눗셈을 통해 나머지 구하는 일 자체가 10년도 더 된 일이었다.

몫을 몇 째 자리에 써야 되는지부터 도무지 기억이 안나는 것이었다. 

 

'Aㅏ.... 나눗셈에 나머지가 있었지...'

 

항상 계산기 두드리면 소수점까지 계산해주니까 자연수로 된 나머지를 구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오랜만이었다.

하다 보니까 예전에 배운 것들이 다 기억이 나고 푸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최소공배수, 최대공약수도 거의 백만 년 만이다.

풀다가 너무 기억이 안 나면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는데 초등학생들이 공부하다가 달아놓은 댓글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라떼는 이런 게 없었는데 요즘 애들은 이렇게 공부하는구나 알게 되었다.

 

 

가끔 수학 문제 풀면서 스트레스 푸는 사람이 있다는 사람이 있어 신기했는데 이제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구몬 수학 마지막 단계인 SP단계까지 가면 얼마나 짜릿할까? 그 성취감은 말로 다 못할 거다.

'더 나갈 진도가 없으면 아쉽겠지? SP단계까지 마치면 죽을 때까지 안 까먹어질 만큼 복습 또 복습하고

구몬 정복하고 나면 취미로 숨마쿰라우데 풀어야지'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2021 구몬 굿즈들

 

 

어렸을 때는 구몬이 반복을 너무 심하게 해서 질려서 떨어져 나갈 정도였는데

성인의 경우는 이미 다 배운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반복을 통해 기억이 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구몬의 본질이 반복학습에 있다 보니 반복이 계속되기는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이번에는 배운 것들을 까먹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내가 구몬 학습지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몰래 혼자 공부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미적분 문제를 술술 풀어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생각하면...

후후.. 생각만해도 즐겁군?( ͡° ͜ʖ ͡°) 

 

올해 안에 몇 단계까지 나갈 수 있을지 아직은 짐작조차 어렵다.

그래도 F G H I J K L단계 로그함수까지는 나가지 않을까...?(라는 나의 과도한 욕심) ( ͡° ͜ʖ ͡°) 

빨리 끝낼수록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나도 내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

 

 

 

...( ͡° ͜ʖ ͡°) 

어디 한 번 끝까지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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