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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 만나고 있지만 외롭지는 않은, 코로나 주말 일상(feat.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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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늦잠자는 집사를 견디다 못해 냥이는 북어채가 든 비닐을 셀프로 뜯어 먹었다... 어쩐지 일어나자마자 사료를 부어줘도 밍숭한 반응이더라니. 냥이가 밥 달라고 우는 소리를 잠결에 얼핏 듣긴 했는데 결국 못 일어났다. 혼자 알아서 밥 챙겨먹은 게 대견하면서도 미안하고... 가엾은 내 새끠.

 

늦잠은 코로나 2차 대유행 때 홀딩해 둔 요가를 다시 나가기 시작하면서 온 몸에 겹겹이 알이 배긴 탓이다. 요가를 멈춘 동안 몸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번엔 꼭 꾸준히 해야지.

 

 

 

 

 

 

아침에는 따뜻한 레몬물을 마신다. 밥만 먹었다하면 이불 속으로 도로 들어가버리는 나라서. 아침 식사로는 과일 종류만 허용한다. 이것저것 든든히 챙겨먹던 시절보다 훨씬 가볍고 활기차졌다.

 

정오가 되기 전에 열일 제쳐두고 산책부터 나간다. 아침에 못하면 이런 저런 핑계로 하루종일 못 나오게 된다는 걸 지겹도록 경험했기에. 세수 하고 옷 입고 바로 튀어나간다. 

 

 

 

 

 

 

요즘은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잘 안 바르게 된다. 자외선을 너무 싫어해서 사계절 내내 양산을 챙겨다녔던 나인데 이제는 햇볕을 듬뿍 받고 싶다. 햇볕 샤워. 눈 앞에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따뜻하다.

 

 

 

 

 

 

나에게는 늘 어딘가 부족하고 아쉬운 인공하천이지만 도시에 사는 동물들, 특히 새들에게는 이마저도 귀중한 삶의 터전인 것 같다. 청둥오리 두 마리가 물고기 사냥에 나서는지 나란히 하천을 거슬러오르는데 헤엄치는 발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봤다. 아무래도 뒤에 있는 오리가 나를 의식하는 것 같다. 옆에 달린 눈으로 자꾸 내 쪽을 돌아본다.

 

 

 

 

 

사람들에게 유례없이 지독했던 올해 유독, 단풍이 예쁘다. 짧은 가을, 마스크 쓰고 집 근처에서나마 이 단풍을 놓치지 말고 즐길 수 있었으면. 이에 더불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원선선한 가을 날씨. 이렇게 좋을 때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주로 걷기만 하다가 괴로운 사로잡혀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 뛰기를 반복했다. 숨이 차도록 뛰고 나면 일순간 잡념이 녹아내렸다. 계속 하다보면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들이 옅어지다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다.

 

 

 

 

산책나온 김에 한 주동안 먹을 과일을 구입한다. 시장에서 여기 세 봉다리에 든 과일을 전부 만 원짜리 온누리 상품권 한 장과 맞바꿨다. 이때의 든든함이란. 과일이 좋으면 박스로 들여갈 때도 많다. 들고 집까지 가는 게 문젠데 고민없이 택시를 잡는다. 과일이 워낙 싸서 택시를 타도 돈이 남는다. 밥 대신 과일 먹는다고 하면 돈이 많이 들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과일값은 어디서 사는지에 달렸다는 거.

 

 

 

 

근데 나라고 맨날 이렇게 신선한 과일만 먹고 사는 것은 아니다. 

 

 

 

 

혼자 집에서 떡꼬치 양념을 묻혀 떡볶이도 룰루랄라 만들어먹고

 

 

 

 

 

 

채식 라면을 너무 좋아해서 매 끼니마다 먹는다. 그냥 라면보다는 콩나물라면이랑 토마토라면을 주로 해먹는데 여드름 나니까 이제 그만 끊어야한다......

 

 

 

 

 

 

도서관에 못 가는 대신 전자책이나 중고 종이책을 사서 읽는 방법을 택했다. 궁금했던 책, 읽고 싶었던 책들을 잔뜩 사서 쌓아두고 읽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 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지만 그래도 하루 중 독서에 몰입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블로그에 글도 쓰고. 가끔 방해를 받기는 하지만... (팔에 이미 발톱에 긁혀서 빨간약 바름. 저렇게 눈에 장난끼가 가득할 땐 조심해야 한다.)

 

 

 

 

 

 

내가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냥이도 내 위로 점프해서 이렇게 폭 앵긴다. 턱드름으로 병원 갔다온 뒤부터 부쩍 집사에게 의지하는 느낌. 냥이가 이러고 있으면 나는 한동안 못 일어나지만 주중에 긴 시간 떨어져있다가 비로소 함께 보내는 주말이기에 소중하기만 하다.

 

 

 

 

 

 

 

우연히 본 트윗. 첨엔 이거 완전 나네 라고 생각했으나 나는 늘 혼자가 아니었다. 부디 자만하지 말고 일상의 소중함을 만끽하며 늘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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