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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은근 중독성 있는 거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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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 직거래도 여러번 해봤고 몇 년 전 거래까지도 기억에 남을만큼 인상적이었지만

당근마켓은 같은 동네 사람 대상이라 더 흥미로운 것 같다.

 

나는 최근에 당근마켓에서 가방과 신발을 샀고

아이패드 펜슬과 고양이 용품 등등 여러 물건을 팔았다.

나는 당근마켓에서 산 물건들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내 물건을 사간 분들께도 뜻밖의 감동적인 후기를 받았다.

 

나는 돈이 필요해서 당근마켓을 이용한 적은 없었고

단지 안 쓰는 물건을 처분하고 필요한 물건을 얻고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용했던 것 같다. 그래서 네고는 웬만하면 다 해드릴 수 있었다.

 

 

당근마켓에서 4만원 주고 산 나이키 운동화

 

 

첫 인상or매너가 좋은 거래자님을 만나면

물건을 볼 때 문득문득 떠올라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중고 물건은 새 물건보다 사연이 많고 그래서 더 재밌는 것 같다.

 

특히 재밌었던 게 남자 거래자님들은 공통적으로 여자 거래자인 나한테 네고를 잘 안(못?)하시는데 네고하기를 멋쩍어하시는 것 같아서 조금 웃기기도 하고 귀여운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래를 위해 내가 있는 곳까지 차를 몰고 와주셨다.

어떤 분은 밤 늦은 시간에 거래 끝나고 집 까지 태워다 주시겠다는 분도 계셨다.

초면에 차를 얻어 타기가 좀 그래서 한사코 거절하긴 했지만 서로 바쁜 와중에 어렵게 성사된 거래였던 만큼 기억에 남는다.

랜선 소통이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게 괜시리 신기하다.

이상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지만 거래라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잠깐 가볍게 보는 건 대체로 무난한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비대면 사회에서 

택배 아저씨께 물건을 직접 건네받던 일도 까마득한 옛날 일이고

택시를 타도 가급적 대화를 피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지만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는 말이 있듯이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만남이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언젠가 대면 사회가 다시 돌아오겠구나 싶다.

단지 배송비 때문에 직거래를 선호하는 것은 아닐 거라고 추측해본다.
단 돈 몇 천원 짜리 물건을 사기 위해 기꺼이 차를 몰고 찾아 오시는 분들을 보면서 이 분들 아무래도 물건 반 재미 반으로 거래하시는 거 같다는 느낌이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저마다 실마리를 품고 있어

어떤 경험 속으로 나를 끌어들일지 모른다. 

물건도 사람처럼 각기 수명이 있고 인연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글 뒤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좀 추상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활자 뒤에 사람 있다는 거.

새삼스럽기 그지없는 이야기.

 

 

 

 

p.s 조만간 배드민턴 같이 칠 사람 구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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