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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윗집에서 층간소음 쪽지 받고 울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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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쓰를 버리고 들어오는데 현관문에 손편지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집 천장 위에 살고있는 이웃이었다.

 


어디서든 뜻밖의 쪽지를 받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순간적으로 '나 뭐 잘못했구나...!!'싶은 거.

 

 

정말 다행히도 그게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000호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집에 아픈 고양이가 있어
계속 울부짖는 바람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편지를 남깁니다
만나뵙고 사과를 못한 점
정말 죄송하며 늦은밤에
정말 죄송합니다

 


내용인 즉 집에 아픈 고양이가 있는데 너무 울어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이었다.
5리터 짜리 쓰레기봉투 한 묶음도 함께 남겨놓고 가셨다.

쪽지를 보고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었다.
왜냐면 나도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가기 바로 직전에
우리 고양이 턱에 소독약을 발라줬었기 때문이다.

턱에만 털이 빠지고 피딱지가 생겼는데 아직 원인을 모르는 상태다.

다음주엔 꼭 병원 데려가야지 불안해하던 차에 이걸 본 것이다.

윗집 고양이가 크게 울고있다면 우리 고양이보다는 훨씬 아픈 상태일 것이다.
집사 분도 지켜보면서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하니 내 마음도 쓰렸다.

사실 윗집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온 적은 없었다.
고양이가 사는 줄도 몰랐다. 
윗집은 층간소음 자체를 거의 안 내신다.

소음이 난 적은 2년 간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처음에는 '윗집에 사람이 살고 있긴 한건가??' 생각했을 정도였다.
우리 아파트 단톡방에 층간소음으로 분통을 터뜨리는 주민들을 보면서
내가 단지 이웃을 잘 만난 것 뿐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윗집에 사시는 분이 굉장히 사려깊으신 분인가보다 짐작은 했었는데

그 사려깊음이 이 편지에도 온전히 담긴 것 같다.

이렇게 안 미안해하셔도 되는데...

아무 피해도 입지 않은 채 사과를 받으려니 멋쩍은 기분이 들었다.

뜻밖의 소통으로 가까운 이웃이 좋은 분이라는 걸 알게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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