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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 Originals 비건 백팩 1년 사용후기(+비건 제품에 대한 궁금증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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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비건플래닛 이후 1년만에 비건 페스티벌에서 만난 얼반 오리지널

 

작년 비건플래닛에 방문했을 때 얼반 오리지널Urban Originals이라는 비건 가죽 가방지갑 브랜드를 처음 만났다. 외출할 때 아무 옷에나 무난하게 매치할 수 있는 백팩을 알아보던 중에 이곳에서 원하던 스타일의 가방을 발견한 것이다. 거기다 비건 레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니. 지름신 강림은 예고된 일이었다.

 

△ PETA(페타,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은 동물 권리를 위한 세계적인 단체로,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이 백팩을 구입하고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당시 여윳돈이 간당간당해서 살까 말까 엄청 고민을 했었는데 그때 안 샀으면 후회할 뻔했다. 1년째 아주 잘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주얼이든 세미 정장이든 어느 옷차림에나 무난하게 잘 어울리니 백팩을 즐겨 매는 나에게 딱 알맞은 제품이었다.

 

비건 패션Vegan Fashion이란?

 

의류업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동물 학대와 착취를 반대하며 대안으로 나왔다.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과 패션을 결합한 말이다.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이나 가방, 액세서리를 통칭해 비건 패션이라고 부른다. 2013년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 사건 이후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윤리적이었는지, 지속 가능한 방식을 취했는지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윤리적 패션, 공정무역 의류, 지속 가능한 패션, 업사이클링 등 관련 개념이 다양하다.

출처-비건 편의점 WiKi

 

비건 브랜드 제품을 구입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면, 리넨, 캔버스와 같은 비건 소재로 만든 제품을 구입하고, 논비건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비건을 표방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해당 브랜드의 철학을 지지하는 효과와 동시에 논비건 브랜드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소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비건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

 

내가 구입한 가방은 비건 플래닛 부스에서 9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거기에 운 좋게 현장 할인 찬스를 얻어 8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원가는 109.95달러(12만 원 정도)라고 한다. 비건 제품은 비싸다는 편견과 달리 논 비건 브랜드 제품보다 특별히 비싼 수준이 아니었다. 포털사이트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소가죽 백팩을 검색해보니 2-30만 원대가 보통이었다. 10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비건 레더라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오래 쓸 수 있는 질 좋은 가방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비건 제품은 품질이 떨어진다?

 

나는 동물 가죽의 촉감을 기억한다. 나 역시 한 때 소가죽이라면 최고인줄로만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가방을 만져보았을 때 동물 가죽에 비해 촉감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을뿐더러 무슨 가죽인지 구분조차 어렵다고 느꼈다. 보기에도 만져보기에도 아주 부드러운 촉감 탓에 누가 진짜 동물 가죽이라고 오해하면 어떡하나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인조 가죽의 질이 좋은데 네크로필리아가 아닌 이상 굳이 동물 가죽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

 

각종 인조/모조 제품들의 한계점

 

1. 육안으로는 진짜 가죽과 인조/모조 가죽을 구분하기 어렵고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물가죽은 여전히 일상화되고 당연시되면서 진짜 가죽을 산 사람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입는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다.

2. 죄의식을 없애주는 상품이 나올 때 소비가 증가하는 원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재활용된다는 착각에 너도 나도 편하게 소비하다가 플라스틱 대란을 맞은 원리와 상통한다.

3. 환경을 고려한다면 인조/모조 가죽에도 큰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조 가죽은 약 60% 이상이 아크릴로 만들어지고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도 쓰인다. 아크릴은 2014년 유럽 커미션이 수행한 연구에서 열 개의 대표적인 섬유 재질 중에 환경 영향이 최악인 것으로 판명된 재료이다. 제작 공정이 에너지 집약적이고, 온실가스를 생산하며,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 물질들에는 발암물질도 있다. 인조 모피는 주로 저 개발국 노동자, 심지어 어린이의 노동력을 이용하는데 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참고자료-『아무튼 비건』, 김한민

 

 

결국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느냐의 문제

 

현대 사회에서 일상은 소비의 연속이다. 좋든 싫든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위는 소비로 환원된다.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소비를 아예 그만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 무엇을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관건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흐름은 수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 메시지에 따라 세상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우리의 소비는 생각보다 힘이 세다. 내가 하는 한 번의 소비가 세상에 끼칠 '나비효과'에 대해 늘 고민하고, 최선의 선택에 수반되는 수고로움이 선사할 마법같은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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