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FAQ] 채식주의자(비건)에 대한 궁금증 풀어드립니다

본문

반응형

ⓒ흉폭한 채식주의자들

 

Q. 고기 냄새 맡으면 솔직히 먹고 싶지?

A. 그냥 집 가서 참외 먹고 싶어요.

 

Q. (고기를 두고) 이 맛있는 걸 왜 안 먹니?

A. 무슨 맛인지 잘 압니다. 저도 20년 넘게 좋아했으니까요. 지금은 그저 동물 시체로 보일 뿐이고 빨간 쇠고기 살점을 볼 때면 제 살이 칼로 베이고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마트에서 파는 고깃덩어리 보면서 느낀 진심입니다...

 

Q. 어디 고기 안 먹고 힘이나 쓰겠어?

A. 가공 채식할 때는 솔직히 채식의 효과를 크게 못 느꼈는데 생채식하고부터는 제 할 일 다 하면서 역대급으로 활기차게 살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앓았던 자가면역질환도 거의 완치돼서 약도 더 이상 먹지 않고요. 하루 종일 뛰어놀면서도 몸이 없던 것처럼 느껴지던 어린 시절 이후로 지금이 최고 좋습니다.

 

Q. 식물은 안 불쌍해?

A. 당연히 불쌍하죠. 육식으로 인해 매년 이탈리아만 한 크기의 삼림이 사라지고 있어요.

 

Q. 만약에 니가 무인도에 떨어졌는데 고기밖에 없으면 어떡할 거야?

A. 일단 무인도에 떨어지고 나서 생각해볼게요. 육식이 생존의 문제가 된다면 먹어야 할 수도 있겠죠. 지금은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안 먹는 것이고요.

 

Q. 내가 고기 먹는 것도 불편하겠네?

A. 제가 불편하다고 하면 육식을 멈추실 건가요? 종종 고기가 과일보다 저렴하게 느껴지는 건 '정부 지원금' 때문이고 거기엔 제가 내는 세금도 포함되어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가 원하든 원치 않든 당신의 육식을 지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구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워지는 것도 가축이 내뿜는 온실가스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에요. 육식의 폐해는 한도 끝도 없는데 다 말해 뭐하겠어요. 어차피 드실 거면 제 눈치 보지 마시고 당당하게 드세요. 안 그래도 소화 안 되는데 체하십니다. 저도 위장약, 활명수 달고 살아봐서 알아요...

 

Q. 채식은 돈 많이 들지 않아?

A. 제 개인 식비 지난달에 249,382원, 지지난달에 304,716원 나왔어요. 참고로 배달음식은 아예 안 먹고, 외식 많이 안 했고(할 데도 딱히 없어요), 과일이랑 채소는 시장에서 사 먹었습니다. 엄마가 보내준 텃밭 채소랑 반찬도 조금 있었고요. 

 

Q. 인간이 동물을 먹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니야?

A. 주지하다시피 '공장식 축산'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아요. 저는 공장식 축산에 반대하고 죽은 동물이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입니다.

 

Q. 채식주의자들은 왜 그렇게 까칠해? 

A. 채식 때문이 아니라 그냥 타고난 성정이에요. 아무리 좋은 성격이라도 무지한 질문을 여러 사람한테 반복해서 받으면 질리게 되어있습니다. 채식주의자들은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한 사람들입니다. 어떻게든 지구와 제 3세계 국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피해 덜 끼치고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한테 더 완벽해지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자문해보세요.

 

Q. 채식하면 뭐가 좋아?

A. ① 자기애,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② 몸이 가벼워져서 행동력, 실행력이 높아집니다. ③ 아픈 데가 낫거나 없어집니다. ④ 노화가 상당히 늦춰집니다(고기=산성 식품, 과일 채소=항산화 식품). ⑤ 살이 안 찝니다. ⑥ 설거지가 매우 간편해집니다. ⑦ 체취가 없어집니다. ⑦ 변기에 오래 앉아있을 일이 없고 뒤처리가 깔끔합니다. ⑧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매우 한정적이어서 식비가 저절로 아껴집니다. ⑨ 동물을 대할 때 떳떳해지고 동물에 대한 사랑이 커집니다. ⑩ 요리 실력이 좋아집니다. …등등 채식의 좋은 점에 대해서 날마다 체감하고 있어요.

 

Q. 채식 부작용은 없어?

A. 진짜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채식'과 '부작용'이라는 단어 조합이 낯설어서 게슈탈트 붕괴가 올 지경이에요.

 

Q. 가죽 제품은 어떻게 처분했어? 다 버려야 되나?

A. 대부분 의류함에 넣거나 아름다운 가게, 굿윌스토어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처분했고 지갑은 아직 사용하고 있어요.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는데 그 이유로 버려지기까지 하면 더 속상해서요. 만약 제가 유명인이었다면 영향력을 고려해서 완전히 처분했을 것 같아요.

 

Q. 육식 못 끊겠다고 하는 사람 보면 무슨 생각 들어?

A. 당신이 절대 육식을 포기할 수 없다면 최소한 제 원망은 안 해줬으면 좋겠어요. '이 좋은 걸 왜 너만 했냐' '그 때 왜 나한테 더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았냐' 훗날 이런 말을 들을 날이 온다고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 고통스러워요. 몸이 아프다고 하는데 제 눈에는 원인이 빤히 보이고... 많이 안타깝죠. 한국 사회에서 채식하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

 

Q. 언젠가는 육식을 다시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A.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육식을 한 세월이 훨씬 긴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마음가짐으로는 가능성 제로0%입니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