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보다 정확한 tci 기질 및 성격 검사 후기 및 해석
우연히 곽정은님 유튜브 채널을 통해 'tci 기질과 성격 검사'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말 그대로 내 기질과 성격을 알아보는 검사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질과 성격은 다르다. '기질'은 타고난 성질로 잘 바뀌지 않으며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반면 '성격'은 노력 여하에 따라 후천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여러 성격테스트 중에 mbti 검사를 통해 가장 큰 도움을 받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다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나는 확실히 내향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도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낯가림이 없는 편이어서 딱 내향 외향으로 구분되지 않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특히 회사다니면서 적성이나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진 것 같다. 내가 나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보는 내가 보는 나와는 또 달랐다. 그래서 내가 객관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 검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의 약자로 심리생물학적 인성모델에 기초하여 개인의 기질과 성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이다. 검사문항은 총 140문항, 5점 척도.
나는 구글에 검색해서 가장 먼저 뜨는 사이트에서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비용은 5만원이고 먼저 개별 링크를 받아서 검사를 진행하고, 검사 결과에 대해 줌을 통한 상담이 진행된다(결과는 검사 직후에는 못 보고 상담 시에 볼 수 있다).
유료 검사이기도 하고 가능하면 내가 되고 싶은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보고 싶어서 검사 가능한 날짜 중에서도 내 기분이 무엇에도 동요되지 않은 날을 고르고 골라서 모든 문항에 최대한 솔직하게 응답했다. 검사 결과는 꽤 놀라웠다.
자극추구 상위 1%(이 정도면 거의 인간 도파민 수준)
위험회피 하위 3%
인내력 상위 4%
자율성 상위 5%
연대감 상위 7%
자기초월 상위 9%
...아니 이게 나라고??? 결과를 받아보고도 내가 이 정도로 극단적인 기질을 가졌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았다. 상담 선생님께서는 나의 기질을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에 비유하셨다. 속으로 ㅈ..제가요??!라고 되묻고 또 되물었다. 이제와서 내가 뭔가 질문지에 솔직하게 체크 안한 건 아닌가 싶고 이렇게 수치가 극단적인 것 치고는 내 삶이 너무 평범한 것 같았다. 이 정도면 취미로 익스트림 스포츠 한 두가지는 꿰차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스카이다이빙이랑 철인 3종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음)
가만 생각해보니 그 동안 내 삶에서 벌어진 사건들의 퍼즐이 어느 정도 맞춰지는 데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또래들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예를 들어 학년이 올라가서 반이 바뀌면 주변 친구들은 걱정부터 했는데 나는 앞으론 더 좋아지겠지라는 기대에 부풀곤 했다. 우리나라에서 무섭다고 소문난 놀이기구 중에 안 타본 거 없고(T익스프레스만 매번 줄이 길어서 못타봄), 대학교 지원할 때도 내가 제일 가고싶은 학교 딱 한 군데만 올인했고(떨어지면 고졸로 남으려했음), 주식이랑 가상화폐 투자 스타일도 그렇고 살면서 은근 위험한 짓을 많이 했다(어렸을 때 이런 성향이 더 심했고 크면서 점차 보완이 되긴 했다).
자극추구: 분노, 행동 활성----------->높으면 에너지가 높고 경쟁적인 성격이 된다
위험회피: 공포, 행동 억제----------->높으면 꼼꼼하고 예민한 성격이 된다
사회적민감성: 애착, 사회적 관계----------->높으면 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이 된다
인내력: 야망, 부분적 강화----------->높으면 현재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된다
자극추구 기질은 새로운 것을 보면 적극적으로 탐구하게 만든다는데 이게 좋을 것 같지만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기질은 분노와 행동을 활성화한다는데 어휴 말 안해도 뭔지 알겠다. 잘 참다가도 분노가 불 같이 치밀어오를 때가 있는데 이 분노는 위아래를 가리지 않아서 문제다. 직장에서는 특히 상사와의 관계에서 상당히 도전적으로 보인다. 이게 자극추구 기질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더불어서 내 경우에는 위험회피까지 낮아버리니까...(말잇못)
위험회피 기질은 하위 3%로 그래프만 보면 두려움에 거의 지배받지 않는 기질의 소유자였다. 이것도 마냥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내가 속한 집단에서 배제되는 위험을 본능적으로 피하고자 한다. 따라서 위험회피 기질은 집단에 잘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노력을 하게 만든다. 나는 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 사귀면 되지 뭐', '여기 아니면 딴 데 가면 되지'가 기본으로 깔려있다보니 남들이 봤을 때 집단에 소속되려는 욕구 자체가 없어보인다(일을 잘 해도 승진이 어렵다). 나는 검사결과만 봐도 조직생활보다는 창업이나 프리랜서가 어울리는 사람일 것 같다.
더구나 사회적 민감성도 약간 낮은 편이라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내게 있어 항상 '두 번째'였던 것 같다. 어딜 가도 사람보다는 일이 먼저였다. 전 직장 상사들은 철저히 관계 중심적인 사람들이었다. 상사 입장에서 나는 꽤나 되바라진 아이였을 것이다. 늘 '가족 같은 회사'를 강조하면서 날더러 '딸 같지는 않다'고 한 걸 보면 말이다. 만약 내가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사람이었으면 그런 말을 들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기대에 부응하려고 최소한 눈치는 봤을 테니까. 결론적으로 나는 사내정치 신경쓸 필요 없이 내 일에만 푹 빠져있어도 되는 직업군을 찾아 나서기 위해 미련없이 회사를 떠났다.
자율성: 자기와 자기의 관계----------->높으면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결정이 강해진다
연대성: 자기와 타인과의 관계----------->높으면 타인과 협력을 잘한다
자기초월: 자기와 신, 우주만물과의 관계----------->높으면 논리적 보다 경험적 판단이 강해진다
회사에서 내가 유독 도드라지길래 혹시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했는데 tci 검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나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였다. 상담 선생님께서 성격은 점수가 높을수록 좋다고 하셨는데 다행히(?) 전부 90점 이상이었다. 극단값을 달리는 기질을 잘 발달된 성격이 뒷받침해주고 있어서 그나마 무던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성격은 기질과는 달리 가변적이어서 지금 내 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평소 식습관이 좋고 요가로 꾸준히 신체를 단련해온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기질 유형과 성격 유형으로 나를 설명하는 형용사 두 개를 얻을 수 있다. 나는 기질 유형에서는 'H-L-M(충동적-공격적)' 미안해요 내가 너무 공격적이었죠, 성격 유형으로는 'H-H-H(창의적인)' 사람으로 나왔다. 기질 유형에 따라 성격장애 여부도 알아볼 수 있다. 나는 tci 검사를 통해 알게 된 내 성격 유형에 수긍이 되고 어느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알게 되어 대단히 만족스럽다.
실제로 검사를 받아보면 상담 선생님께 궁금한 것도 여쭤볼 수 있고 (표지 제외하고) 총 3장 정도 분량의 자세한 검사 결과지를 받아볼 수 있다(비대면 검사는 pdf로 보내주신다). 나는 tci를 통해 내 인생에서 풀리지 않던 의문 몇 가지가 시원하게 풀린 느낌이어서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내가 누군지 알고 싶을때, 또는 인생에서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꼭 tci 검사를 받아보기를 추천한다
단, 모든 종류의 성격 검사는 내가 생각하는 나를 체크한다는 점에서 100% 완벽할 수 없는 것 같다.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봉하기보다는 참고적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1인 미디어 아카데미 청년 크리에이터 양성(기초)과정 모집(~7/7) (0) | 2021.06.20 |
---|---|
[앞가마 없애기] 여자 앞머리 다운펌 비용 및 후기 (5) | 2021.06.17 |
독립적인 사람이 특정인에게는 징징대는 이유(feat.대화의 희열 오은영) (2) | 2021.06.16 |
카카오뱅크 대출 받고 열흘 만에 신용점수 상승한 이유 (0) | 2021.06.13 |
스타벅스 커피 싸게 마시는 방법(feat.당근마켓) (8) | 2021.06.13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