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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전증후군, PMS] 생리전 격동의 일주일을 보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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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행복한 상태에서 모든 것은 유혹적인 광채를 자랑한다. 그럼 나는 다른 때보다 사물이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해서 나에게 주어지는 소통의 기회는 반갑기만 하며 쉽사리 수행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유보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소통에 참여하며, 이런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반대로 기분이 좋지 않으면 내 세계는 뭔가 다르게 보인다. 읽고 싶었던 책이 어렵다거나 지루해 보인다. 이런 날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은 부정적인 성격을 지닌다. 다시 말해서 이런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것은 기묘하게도 다르다. 지루하며, 어렵거나, 부담스럽다. 

-『아픔에 대하여』, 헤르베르트 플뤼게

 

 

아무 이유 없이 컨디션이 저하되고 기분이 울적한 날이 있다. 어김없이 생리를 앞둔 시점이다. 내 경우 채식을 시작하면서 생리 전 증후군(PMS) 증상이 많이 줄어들었고 생리통도 사라졌지만, 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민감한 만큼 이런 기분을 잘 알아챌 수 있다. 생리 기간에는 그동안 몸에 누적되었던 피로나 스트레스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나 보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않던 부위가 이 기간 동안 더 아프고 신경 쓰인다. 생리만 끝나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증상이기도 하다. 혹사당한 내 몸이 한 달 주기로 빚 갚으라고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매달 돌아오는 생리 주기를 어떻게 맞이하는 것이 좋을까. 확실히 도움되는 방법 몇 가지가 있다.

 

 

사람을 최소한으로 만난다.

더 큰 스트레스나 후폭풍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PMS 기간에 인내심이 약해져서 불만을 터뜨리거나 말실수할 확률이 높았다. 유독 이 기간에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이 많이 생기곤 했다. 되도록이면 사람을 최소한으로 만나려고 한다. 필요한 연락도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다. 다만 혼자 있을 때 더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생각이 드는 경우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편이 낫다. 각자의 성향이나 주어진 상황에 따라 처방이 다를 것이다.

 

 

나가서 무작정 걷는다.

걷기의 힘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것 같다. 방 안에만 갇혀 있을 때 네모난 틀 안에서 뱅뱅 돌기만 하던 생각이 확 트이고 정리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샘솟는다. 방 안에만 머물러있는 것보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확 트인 야외 공간을 가로질러 보는 것이다. 산책 나온 강아지들도 구경하고 예쁘게 핀 꽃향기도 맡는다. 어느 구간에서는 숨이 조금 차오를 정도로 뛰어본다. 여기에 좋아하는 음악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카페에 앉아서 차를 마신다.

카페에 앉아있으면 노트북으로 무언가 열심히 작업하는 사람도 보이고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도 보인다. 관계망에 몸 담고 있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이 좋다. 그런 사람들과 섞여있으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에 동화되어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차는 따뜻한 허브차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커피는 밤에 숙면을 방해하고 설탕이 많이 든 음료는 장기적으로 몸을 악화시킨다. 정제당이 포함된 음식은 피부 트러블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므로 생리주기에는 더더욱 피해야 한다. 단 음식이 당기면 생과일을 먹는 걸 추천한다. 잘 익은 과일 하나로 몸에 진 빚을 상당 부분 갚을 수 있다.

 

 

종이책을 읽는다.

독서는 나에게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아픔과 고민거리를 날려 보냈다. 독서는 과거의 가장 뛰어났던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라고 하던가. 꽉 막힌 좁은 시야가 트이고 그 길로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느낌이 든다. 나에게는 책만 한 친구가 없고 도서관만 한 공간이 없다. 만약 책을 읽을 수 없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평생 책을 가까이하는 삶이야말로 최고로 축복받은 삶이라고 믿는다. 종이책으로 한정한 이유는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집중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로 샤워한다.

아침을 샤워로 시작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현저히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실제로 온열효과는 신경 및 정신의 진정작용에 도움을 준다. 집에 욕조가 있다면 라벤더 오일을 활용해볼 수 있다(공지영 작가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읽고 한 병 장만했다). 목욕물에 오일을 5방울 정도 떨어뜨리고 15~20분간 몸을 담근다.

 

 

이도 저도 안 되면 잠이라도 실컷 잔다.

잠은 PMS를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잠을 푹 자는 것만큼 확실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까 싶다. 다만 바이오리듬을 깨뜨릴 만큼 오래 자는 것은 좋지 않다. 자고 일어나서 하루를 날려 보냈다고 스스로를 자책해서도 안 될 것이다. 푹 쉬고 일어난 만큼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거라고 스스로를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자기 합리화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가장 잘 북돋아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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