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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되어 다시 본 <하울의 움직이는 성>(+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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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누구에게나 인생 영화일 것 같다.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을만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내게도 역시 평생 잊지못할 영화 중 하나이고 여러 번 다시 보기도 했다. 

 

근데 이상하게도 다시 볼 때마다 끝까지 보기가 힘들었다.

소피와 하울의 첫 만남부터 해서 두 사람의 로맨스가 제일 재밌는 부분인데

중후반부부터 전쟁 장면이 많이 나와서 그 지점부터 자연스레 감상을 중단했었다.

또한 뒤로 갈수록 첫 장면만큼의 임팩트는 없는 하울의 미모와

오지랖 넓고 억척스러운 소피의 성격적인 면도 한 몫 하지 않았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러다가 정말 오랜만에 끝까지 봤는데 비로소 영화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된 느낌이다.

다시보니 하울은 평화의 수호자였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강력한 반전(anti-war) 메시지를 지닌 영화였다(사실 전쟁 장면이 너무 길고 섬세해서 반전 영화인줄은 꿈에도;;;).

 

다만 한계 역시 전보다 분명하게 다가왔다.

 

소피의 외형이 로맨스스러운 장면일 때만 소녀로 변하는 점(할머니의 모습일 때는 요리하고 청소하고 마실 것을 내주고 심부름을 한다), 애초에 소피는 왜 하울에게 반한 건지(소피는 하울로 인해 계속해서 험한 일에 휩쓸리고 그렇다고 하울이 소피의 저주를 알아보거나 풀어주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정확히 어느 시점에 무슨 계기로 사랑에 빠진 건지도 모호하다. 소피의 저주는 왜 마지막까지도 명쾌하게 풀리지 않는지 의문이 남는다.

해피엔딩에서도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부부+나이든 노모+자녀)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진부하다 할만하다.

 

 

이렇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뭔가 새로운 관점이나 메시지를 제시해주는 것도 딱히 없고

지극히 일본스러운 정서에 유럽 문화가 짬뽕되어 도무지 근본을 알 수 없는 배경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몽환적인 영상미와 대체불가능한 ost 덕분에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스토리가 반드시 구조적으로 딱딱 떨어져야만 사랑받는 건 아니라는 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아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새롭게 감상하면서 얻은 명대사 두 개.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의미가 없어

 

많이 회자되는 하울의 명대사이다.

잘생긴 남자 캐릭터가 저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환영(?)할만 하다.

 

 

"마음은 원래 무거운 거야"

 

어렸을 때는 특별한 존재감이 없던 대사였는데

내 안에 들어있는 무거운 마음을 확인함과 동시에 영화의 엔딩크레딧을 맞이하게 된다.

흑 너무 아쉬워...

 

어찌 됐든 명작은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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