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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조작가 모집에서 서류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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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서류 탈락 메일을 받았다.

우연히 작가 지망생 카페에서 보조작가 채용공고를 보고 이력서와 습작품을 보낸지 보름 만이었다.

메일을 보내고 거의 바로 수신확인이 됐는데 아무 연락이 없길래 당연히 떨어졌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습작품 검토 때문에 뒤늦게 메일이 온 것이다. 

 

이 메일을 받고 나서 기분이 묘하게 들썩였다.

내가 보낸 작품이 누군가에 의해 신중히 검토되었다는 것, 내가 한 시도가 허공에 흩어지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것이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다.

아마 많은 취준생들이 공감할 것 같다.

여기저기 지원서류를 보내는 일이 마치 벽에다 대고 말하는, 밑빠진 독에 물 붓는, 뿌연 안개 속을 걸어나가는 것처럼 막연하게 느껴진다는 거.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나 진짜 여기 가고 싶나?'

'(반응이 안 오는데) 이거 뭐가 되고 있는 건가?'

 

오히려 서류탈락이라는 피드백을 받으니 나아갈 방향이 선명해지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간절하지도 않았고 결과에 집착하고 보낸 것이 아니어서 무덤덤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이었을수록 더 상처받기도 하는 게 사람 마음인데, 이상하게 괜찮았다.

지원 메일을 보낼 무렵 나는 전기장판 위에 누워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낼만큼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태였는데,

그 와중에도 뭐라도 시도했다는 게 지금와서 보니 기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장하다, 내 자신👍👍

우울의 늪을 헤엄치면서도 세상을 향해 문을 두드렸어!!(셀프감격)✨✨

이제는 서류 탈락 따위에 타격을 받지 않을만큼 멘탈이 회복되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저희가 준비 중인 작품의 지향을 고려하여 보조작가님을 모시다보니'

 

이 대목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내가 인사 담당자의 입장이었어도 작품의 지향점을 고려해서 사람을 뽑았을 것이다.

게다가 나를 '작가님'으로 칭해주시다니. 

단지 시도해본 것만으로도 나는 작가가 되어있었다❕

 

'(이 분들이 보기에) 내 작품이 얼마나 별로였을까?'

 

굳이 언급되지 않은 부분까지 상상해가며 고통받을 필요없다.

내 부족함은 나부터 잘 알고있으니 찬찬히 보완해나가면 된다.

아무튼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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