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턱드름·탈모 원인, 치료후기(+비용)
한 몇 주쯤 전부터 냥이 턱이 까맣게 보였었다.
장난치다가 뭐가 묻었겠거니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자세히 보니까 턱 주위에 탈모와 함께 피딱지 같은 것도 붙어있었다.
냥이 수술했을 때 쓰고 남은 소독약이 있어서 화장솜에 적셔서 닦아주었는데 피가 묻어났다.
왜 여드름 짜고 나서 닦아냈을 때 그 느낌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증상이 고양이 턱드름에 가깝긴 했는데
또 마침 또 냥이 왼쪽 턱에 멍울 같은 게 만져져서
단순한 여드름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스쳤다.
평일 동안은 경과를 지켜보다가 주말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았다.
의사쌤은 턱드름 같다고 하시며 냥이 털을 일부 채취해서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세균성인지 바이러스성인지 눈으로 확인시켜주셨다.
우리 냥이의 경우는 세균성 여드름이었다.
세균성이든 바이러스성이든 병의 경중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바이러스성일 경우 치료가 조금 더 걸릴 수는 있다고 한다.
의사쌤이 혹시 지금 쓰고 있는 냥이 사료 그릇이 플라스틱이냐고 물으셨다.
밥그릇은 넓은 스텐인데 물그릇이 약간 높은 원통형 플라스틱 모양이었다.
의사쌤은 플라스틱을 사기나 스텐으로 바꾸라고 하셨다.
이 얘기 듣는데 한숨이 절로 나왔다...
8년째 냥이와 함께 살고 있는 집사로서 기본 지식이 부족했구나,
냥이가 나의 사소한 선택 때문에 아프게 됐다는 생각에 속이 쓰렸다.
다른 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면서 왜 소중한 가족에 대해선 그러지 못했을까.
턱에 만져지는 멍울은 림프 뭐?(명칭이 기억 안 남)였는데
원래 비대칭일 수도 있고 치아 관련한 염증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의사쌤은 자기도 림프가 비대칭이라며 일단은 안심시켜주셨다.
어차피 냥이가 치석 때문에 스케일링은 해야 해서 다음 주로 예약을 잡았다.
여덟 살이 되기까지 세 번의 개복수술을 해서(중성화, 결석 제거, 바늘 삼키는 사고)
마취든 수술이든 이제는 웬만하면 피하고 싶었는데
스케일링을 안 하면 나중에 이빨을 다 뽑아야 할 수도 있다고 해서 해야 할 것... 같다.
냥이 약으로는 먹는 약(항생제)+거즈와 소독약+연고를 처방받았다.
먹는 약은 하루 2번 일주일 분이고, 연고와 소독약은 하루 2~3번 발라주도록 했다.
진료+처방비는 다해서 48,700원.
냥이는 실비보험이 없어서 병원 갈 때마다 비용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는데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냥이가 아프면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월급이 많다는 얘기는 아니고... 나에겐 카드 할부가 있다 하핳
(백수였을 때 냥이가 실이 꿰어져 있는 바늘을 삼키는 바람에 있는 돈 탈탈 털어서 40만 원 주고 바늘을 빼냈다.
무사히 수술을 마쳤지만 그때 내 상황 때문에 더 가슴이 아팠다.)
앞으로 고양이 여드름 정도는 집에서도 간단히 치료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리미리 공부를 해두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먼저 ①따뜻한 물수건을 여드름 부위에 대고 있다가 ②거즈에 소독약을 적셔 닦아내듯이 묻혀주고(딱지를 일부러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로 살짝만) ③연고를 "얇게" 발라준다.
나는 냥이의 자연 치유력을 지켜주기 위해 항생제를 조금만 먹이기로 했다
(나 자신에게도 항생제는 신중하게 투여한다).
우리 냥이는 겁이 많고 예민해서 약 바르거나 먹일 낌새가 느껴지면 도망다니기 바빠서 매번 약 먹이기가 곤혹스럽다.
병원에서 복약 전용 캔을 하나 받아서 약에 섞어서 먹여보았는데
갸우뚱하면서 할짝이다가 다 먹지도 않고 가버렸다.
심지어 일부러 저녁밥을 굶겨서 배가 엄청 고픈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츄르는 입맛 까다롭고 예민한 냥이가 유일하게 잘 먹는 간식인데
노 재팬+방사능 우려로 한동안 먹이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약 먹이고 치료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ㅎ ㅏ... 정말 츄르는 먹일 수도 없고 안 먹일 수도 없고... 일단 쿠팡에 시키긴 했는데...
먹일 때마다 항상 의문이다. 마약을 탄 게 아니고서야 저렇게 잘 먹을 수는 없어...
냥이가 크게 아픈 게 아니어서 한숨 돌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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