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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입구역 비건] '백미원' 충칭소면과 '쩐주단' 흑당버블두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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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건대를 가려고 간 건 아니었다. 강남 부근에서 알바 교육을 마치고 나왔는데 한강이 너무 예쁘고 날씨도 좋아서 무작정 걷기로 했던 것이다. 등에 맨 백팩이 무거웠지만 영동대교를 걸어서 건넜다. 가장 가까운 역이 건대입구역이었다.

 

걷기로 결심했던 이 날 한강 모습

 

운동도 할 겸 봉은사역 즈음에서 건대 입구역까지 한 시간 넘게 걷고 또 걸었다. 도착할 때 쯤 되니 덥고 배고프고 지친 상태였다. 당충전이 시급한 상태였지만 막상 어딜 가야할지 몰랐다. 스마트폰에 '건대 비건'을 검색해봐도 갈만한 곳이 없거나 너무 멀게 느껴졌다. 건대가 이렇게 비건 불모지였나... 

 

 

 

건대 비건 마라탕으로 유명한 '석기시대 마라샹궈'가 있었는데 내가 있는 위치에서 너무 멀게 느껴졌다. 내가 있었던 건대입구역 6번 출구 바로 앞에 '백미원'이 있었는데 비건이라는 정보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일단 들어가서 비건 옵션이 가능한지 물어보기로 했다.

 

 

 

(채소가 이렇게 많은데 비건 옵션이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돼애)

 

 

 

메뉴 중에 '야채쌀국수'가 비건일 거 같아서 물어보니까 육수가 들어간다고 했다. 다른 메뉴도 마찬가지였다. 고기가 안 들어가는 메뉴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제가 채식주의자라서 육수가 들어간 것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 나에게 설명해주시는 종업원 분이 중국인이어서 설명이 아주 시원스럽지는 않았지만 해맑은 얼굴로 지치지 않고 설명해주신 덕분에 '충칭소면'에는 고기도 육수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면+백김치'를 먹으려고 했는데 충칭소면을 제외한 다른 소면에는 고기가 들어간다고 했다. 그래서 역으로 충칭소면에 육수가 안 들어간다는 확신을 얻었고 충칭소면을 주문했다. 고기 안 들어가는 거 맞죠? 수차례 확인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충칭소면은 상당히 이국적인 맛의 국수였다. 마라탕하고 비슷한듯 하면서도 훨씬 덜 맵고 덜 자극적인 맛이었다. 고소한 땅콩과 독특한 감각을 자극하는 화한 국물 맛의 조화가 좋았다. 무엇보다 채식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아냈다는 뿌듯함...☆

 

(고기에 집중하다보니 혹시 해산물이나 계란이 들어간 건 아닌가 싶었지만 보기에도 없었고 맛에서도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혹시 주문하실 분들은 한번 더 체크하시길 권함)

 

 

 

집 근처로 넘어가기 전에 간만에 건대에 왔으니 둘러나보고 가기로 했다. 후식도 당기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스벅이 있겠지라는 생각이었다. 오기로 스마트폰을 안 뒤져보고 무작정 걸었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시작이었다.

 

 

 

이 간판을 발견했을 때까지만 해도 '와 흑당 버블티 맛있겠다...............'라고만 생각했다. 두유 옵션이 있을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저 간판에................!!!!!!!!

 

 

 

두유 옵션이 있었다!!!!!! 정말 말도 못하게 놀랐다. 내가 일부러 두유 옵션이 가능한 곳으로 찾아온 경우가 아니고서는 알아서 두유 옵션을 제공하는 곳을 발견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메뉴판에 '두유 변경 +0.0'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고 받은 감동이란 ㅠ-ㅠ ㅠ-ㅠ 당연한 거지만 추가 금액도 없고 얼마나 신났던지 당장 주문할게요!!!!!^o^!!!!!

 

 

 

나는 기본 메뉴인 '브라운 슈가 버블밀크'를 당도 50%로 주문했다. 맛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나는 보통 기본 메뉴를 먹어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그러고 나서 기본 메뉴가 마음에 들면 다음 방문 때 다양한 옵션을 시도해보는 식.

 

 

 

가격은 4800원. 평소 밀크티가 먹고 싶을 때면 스벅에서 차이티라떼를 두유 옵션으로 변경해서 마시곤 했는데 차이티라떼 톨사이즈보다 300원 저렴하다. 솔직히 더 비쌌어도 사먹었을 거다. (비건들은 비건 옵션이 있다는 것만 확인되면 그밖의 조건에 대해선 다소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대학생은 학생증을 제시하면 음료 10% 할인이 가능하다. (나도 학생증이 있었지만 학번이......)

 

 

 

두유에 붉은 펜으로 체크가 되어있다. 두유 옵션 음료를 마실 때마다 혹시나 바리스타님이 우유로 헷갈리지 않으셨겠지 염려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렇게 체크를 해주시니 뭔가 더 확신이 든다.

 

밑에 버블이 있는 층은 뜨끈하고 윗층에는 두유와 얼음이 있어 시원하다. 잘 흔들어주면 전체적으로 시원해진다. 손에 닿는 부분이 따뜻해서 컵 홀더를 안 끼우고 나왔다. 손 시려우니 꼭 홀더를 챙기시길.

 

 

 

맛이야 뭐 말이가 필요읍슴. 흑당은 고급진 단맛이고 버블은 쫀득쫀득 부드럽고 짱짱 맛있다. 또 올 거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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